애완견 위해 내집 장만 나서는 밀레니엄 세대 새 풍속도
전용 욕실 등 편의시설 갖춰… 건설 업계도 적극 반영

미국 주택시장이 밀레니엄 세대에 거는 기대가 크다. 이미 30대 중반에 접어든 밀레니엄 세대는 부모 세대인 베이비부머 세대와 함께 주택 시장에서 양대 수요층을 형성하고 있다. 하지만 밀레니엄 세대의 주택 구입 활동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모습이다. 학자금 융자, 집값 상승, 다운페이먼트 자금 마련, 주택 임대료 급등과 같은 암초를 만나면서 내집 마련을 잠시 미뤄야 하는 실정이다.
그렇지만 단 한 가지 경우는 예외다. 밀레니엄 세대가 내집 마련에 강한 의지를 갖게 하는 것이 있는데 바로 애완견이다. 애완견을 위해서라면 주택 구입 장벽이 아무리 높아도 기필코 내집 마련에 나서는 밀레니엄 세대가 늘고 있다고 NBC 뉴스가 보도했다.


■ 자녀, 결혼보다 중요한 애완견
사랑스런 애완견이 주택 구입의 이유라고 밝힌 밀레니엄 세대가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미 부모 세대에 접어든 밀레니엄 세대가 자녀가 아닌 애완견을 위해 힘들어도 내집을 마련한다는 이색 풍속도다. 
여론 조사기관 해리스 폴이 대출 기관 선 트러스트 모기지의 의뢰로 최근 실시한 설문 조사에서 최근 주택을 구입한 밀레니엄 세대 중 약 33%는 애완견을 위해 주택을 구입했다고 답했다.
일반적으로 결혼을 앞두거나 자녀 출산을 계획하는 경우 내집 마련에 나서는 경우가 많지만 밀레니엄 세대의 경우는 달랐다. 결혼을 위해 내집을 장만했다는 밀레니엄 세대는 약 25%였고 자녀 출산을 앞두고 주택 구입에 나섰다는 답변도 약 19%로 모두 애완견에게 밀렸다.
애완견을 키우지 않고 있는 밀레니엄 세대 중에서도 앞으로 집을 구입한다면 애완견을 위해서 구입하겠다는 답변이 대부분이었다. 약 42%에 해당하는 밀레니엄 세대가 향후 애완견을 위한 목적으로 내집을 마련하겠다고 답했다.
■ 우리 강아지 살 집 좀 알아봐주세요
20대중반의 그웬 워너 부부 역시 애완견을 둘 목적으로 최근 과감하게 주택 구입에 나섰다. 좁은 아파트 공간에 애완견을 하루 종일 가둬야 하는 것이 늘 마음에 걸렸던 워너 부부는 지난 5월 내집을 마련하자마자 다음 달 애완견을 입양해 새집에서 마음껏 뛰어 놀게 하고 있다. 밀레니엄 세대가 애완견을 위해 집을 찾는 현상은 부동산 업계에서는 이미 익숙해져 있다.
고객의 절반 정도가 밀레니엄 세대라는 노스 캐롤라이나주의 리 파울러 에이전트는 “밀레니엄 세대 바이어들 역시 다른 세대 바이어와 마찬가지로 집을 보러 가서 침실, 주방, 뒷마당을 둘러본다”며 “그러나 마지막에 외치는 말은 ‘우리 강아지한테 완벽한 집이네’라는 말로 다른 세대와 다르다”라고 NBC와 인터뷰에서 설명했다.
■ 애완견 전용 욕실쯤은 갖춰야
애완견을 위해 주택 구입에 나서는 밀레니엄 세대가 널찍한 마당만 찾는다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적어도 애완견을 씻길 수 있는 전용 스테이션쯤은 갖추고 있어야 밀레니엄 세대의 사랑을 받을 수 있다. 애완견이 밀레니엄 세대의 주요 주택 구입 이유로 떠오르면서 주택 건설 업계도 이 같은 트렌드를 적극 반영하는 모습이다.
켄터키주 루이빌의 노튼 커먼스는 밀레니엄 세대의 애완견 선호 트렌드에 맞춰 커뮤니티 단지내에 최근 세 번째 애완견 전용 공원을 개장했다. 노튼 커먼스측에 따르면 공원에는 애완견을 위한 안전 입구에서부터 애완견 식수용 수돗물, 견주들이 앉아 쉴 수 있는 공간 등의 시설을 갖추고 있다. 애완견과 산책을 즐기는 밀레니엄 세대를 위해서 애완견 전용 공중 화장실까지 지었다고 한다.
■ 자녀 키우려면 돈이 많이 들어서
밀레니엄 세대가 이전 세대보다 애완견을 더 사랑하는 원인은 성장 배경에서 찾아볼 수 있다. 애완견 전문가 로라 셰넌은 “밀레니엄 세대는 베이비부머나 X세대와는 다른 환경에서 성장해 애완견을 마치 가족처럼 여기는 경우가 많다”며 “이전 세대보다 교육 수준이 높은 밀레니엄 세대는 친환경적인 성향으로 동물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다”고 NBC와의 인터뷰에서 설명했다. 이밖에 최근 많은 인기를 끌고 있는 동물 관련 TV 프로그램도 밀레니엄 세대의 애완견 사랑에 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밀레니엄 세대 사이에서 ‘자녀보다 애완견이 우선’이란 생각이 퍼지고 있는 현상도 애완견을 위해 주택 구입에 나서는 밀레니엄 세대가 늘고 있는 이유다. 이른 밀레니엄 세대는 이미 30대 중반으로 결혼과 자녀 출산 연령대에 접어들었다. 그러나 치솟는 자녀 양육비로 인해 자녀 출산 시기를 미루거나 아예 포기하는 밀레니엄 세대가 늘고 있다.
대신 비용이 훨씬 적게 드는 애완견이 자녀의 공간을 차지는 현상이 밀레니엄 세대사이에서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셰넌 애완견 전문가는 “학자금 융자 상환 부담 등 밀레니엄 세대의 경제 상황이 이전 세대에 비해 불리한 편”이라며 “애정을 쏟아 부을 자녀가 필요하지만 그 자리를 비용이 저렴한 애완견이 대신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 HOA 규정, 보험 약관 등 알아보고 구입
애완견을 위한 주택 구입시 몇 가지 고려해야 하는 사항이 있다. 밀레니엄 세대 중 가격이 비교적 저렴한 콘도미니엄이나 타운 하우스를 구입하는 경우가 많은데 대부분 ‘주택소유주 협회’(HOA)를 두고 있는 주택 형태다.
HOA가 있다고 해서 애완견을 키우지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일부 HOA는 키울 수 있는 애완견의 종류에 제한을 둔다. 예를 들어 몸무게 25파운드 이상의 애완견이나 일부 맹견 종류를 제외시키기 때문에 주택 구입전 각 HOA의 애완견 관련 규정을 잘 검토해야 한다.
주택 구입시 반드시 가입해야 하는 것이 주택소유주 보험이다. 일부 보험 업체는 애완견이 있는 주택 소유주에게 높은 보험료를 적용하거나 아예 가입을 거절하기도 하기 때문에 주의해서 알아봐야 한다. 보험 업계에 따르면 맹견으로 알려진 핏불, 도버만, 로트바일, 아키타 등을 소유한 경우 주택 보험중 소유주 책임과 관련된 일부 조항의 가입이 힘들거나 또는 보험료가 인상되고 보험 가입이 아예 거절될 수 있기 때문에 여러 보험 업체를 통해 제한 사항을 알아보는 편이 좋다.    <준 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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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완견을 위해서 주택 구입에 나선다는 밀레니엄 세대가 늘고 있다.<A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