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은 비용, 로케이션 등 철저히 점검해야


집을 구입하거나, 렌트를 하기 직전 가장 궁극적인 조언은 다름 아닌 “감당할 수 없는 가격에 사지 말라”는 것이다. 맞는 말이다. 그래도 모르겠다면 일단 저질렀다가 후회했고, 결국 압류를 당해본 사람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바로 알게 될 것이다.

이런 무시무시한 수준까지는 아니더라도 주택을 사면서 나중에 후회를 최소화하기 위해 미리 해볼 질문은 여러 가지가 있다. 비단 돈으로 따질 수 있는 손해 뿐 아니라 정신적으로, 감정적으로 다칠 수 있는 부분이 숨어 있기 때문이다. 말보다 어려운 건 통계가 보여준다. 

부동산 웹사이트 ‘트룰리아 닷컴’이 최근 조사한 결과에서 주택 구입자의 56%, 렌트 세입자의 50%가 지금 살고 있는 집을 고른 걸 후회한다고 답했다. 비싼 값에 집을 사면서 후회를 최소화하기 위해 생각해볼 5가지를 소개한다.




■ 주택의 근접성은 어떤가?

부동산 시장에는 하나의 격언이 있으니 바로 ‘로케이션, 로케이션, 로케이션’이다. 주택을 살 때도 가장 중요한 것이 위치다. 어떤 집을 사던지, 얼마가 들던지 집의 모양을 바꾸거나, 기능을 변경할 수 있지만 위치는 불변이다. 그런데 여기에서 한발 더 나아가야 할 부분이 있다.

‘더 저스트 라이트 홈’(The Just Right Home)의 저자인 마리앤 쿠사토는 “근접성은 매일의 하루 일과와 관계가 있는 상대적인 개념”이라며 “아이들 학교는 어디인지, 직장은 어디인지, 어디서 장을 보는지, 여가 시간에는 무얼 하는지 등이 고려돼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수년간 주택 가격이 오르면서 일부는 보다 저렴한 가격을 찾아 교외에 집을 구했는데 결국 이들은 이전보다 수입의 더 많은 부분을 교통비로 소모해야 했다. 여기에 하나 더, 좋은 위치의 집은 바쁜 가족에게 더 많은 여가 시간을 줄 수 있는 마법을 부리기도 한다.

■ 숨어 있는 비용은 없나?

집이 반드시 갖춰야 할 요소로 아이들이 뛰어 놀 넓은 정원을 꼽는 이들이 많다. 그러나 그 정원의 땅값을 모두 지불하기 전에 과연 감당할 수 있는지 냉정하게 따져봐야 한다. 특히 요새 아이들이 조금만 크면 많은 시간을 집 밖에서 보내고,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게임기와 보낼 것이란 점도 고려해야 한다.

다시 말해 걸리는 부분이 있다면 재고해서 얼마나 원하는지, 감당할 수 있는지 따져봐야 한다. 창문 밖으로 보이는 근사한 정원의 모습을 어느 정도 양보할 수 있다면 비싼 주택 보다는 조금 저렴한 콘도를 선택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

하나 더하면 최근 1년간 유틸리티 비용도 구입하기 전에 확인하면 좋다. 만약 1년치 자료를 모두 얻기 힘들면 1,2월과 8,9월만이라도 난방비와 냉방비 등을 요구하면 좋다. 가장 추운 달과 가장 더운 달만 비교해도 가늠할 수 있기 때문이다.

■ “정말로 원하는 집인가?”

대부분은 비슷한 경로로 집을 사고, 이사한다. 대개 이런 식인데, 대학 졸업 후 렌트로 살다가 첫 번째 집을 사고, 한두 번 이사를 한 뒤, 은퇴용 주택에 머무는 순서다.

그러니 당연히 집을 살 때는 본인이나, 가족이 정말로 원하는 집인지 스스로에게 물어볼 필요가 있다. 아니면 타인이 물어봤을 때 정확하게 답할 수 있어야 한다. 그렇다고 너무 많이 고민할 필요는 없다. 먼 미래를 생각하며 갖가지 악재들까지 더해 비관적으로 생각할 필요도 없다.

특히 나중에 집을 되팔 때 가치까지 생각하면 너무나 머리가 아프다. “정말로 원하는 집인가?”에 스스로 답할 정도가 된다면 시간이 흐른 뒤 되팔 때도 지금의 본인과 비슷한 집을 원하는 이들에게는 그만한 가치를 가진 집으로 남을 것이기 때문이다.

■ “정말로 필요한 것인가?”

현실을 점검해 보자. 앞으로 몇 년을 살아도 가족들에게 충분한 공간인가? 아니면 몇 년 뒤에는 아이들도 크니 더 넓은 집으로 이사를 해야 할까? 또 몇 년의 시간이 흐른 뒤에도 모기지나 세금, 보수 비용 등을 감당할 수 있을까? 그만큼 가족의 소득은 늘어날까? 등도 상상해 봐야 한다.

쿠사토는 “모기지든, 렌트든 사실 집을 사거나, 세입을 하기로 마음을 먹었다면 그 부담액의 한계를 최대한까지 끌어올리기란 그리 어려운 문제는 아니다”며 “그저 다른 소비를 좀 줄이면 된다고 생각하겠지만 사실 집을 소유하거나, 그게 아니더라도 살면서 생길 수 있는 비상상황을 고려하면 어쩌면 집을 갖는 것은 모기지보다 더 큰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금융위기 이후 왜 사람들이 본인이 더 받을 수 있는 최대치의 모기지를 받지 않고 그들 스스로 정해둔 ‘적정선’ 이내의 범위에서 대출을 받아 집을 사왔는지 짐작이 가는 대목이다.

■ 균형을 잘 잡을 자신이 있나?

주택 구입은 비용과 기능과 편리의 균형을 잡아내는 작업이다. 집은 편안하게 살기 힘들다고 느껴지거나, 모기지를 갚기에 부담이 된다고 판단되거나, 또는 그저 단순히 집 자체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생각되면 그 순간 매력이 떨어지고 영속성이 사라진다.

그러나 이런 격언도 있으니 조금은 위안이 된다. “세상 어디에도 완벽한 가격에, 완벽한 위치에 완벽하게 마음에 드는 집은 없다” 

처음부터 집을 둘러싼 많은 요소들의 균형을 잘 잡는 방향으로 내 집 찾기를 시작한다면 감당할 수 없는 어려움과는 직면하지 않을 것이다.

또 이런 마음가짐이면 너무 비싸 감당할 수 없거나, 결국에 마음에 들지 않을 집을 찾느라 시간을 낭비할 필요도 없게 된다. 쿠사토는 “집은 하늘에서 뚝 떨어지는 것이 아니다”라며 “균형점을 찾기 위해 ‘아메리칸 드림’의 의미로 교외에 큰 집을 소유한다는 개념은 이제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구성훈 기자>



G1_g01-top_623.jpg
벼르던 집을 사기위해 고려해야 할 것은 많다. 무엇보다 “내집이 꼭 필요한가”에 대한 정답을 찾아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