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칼로리의 40% 섭취

3~5개월간 체중 15㎏ 감량

환자 85%가 정상수치 회복

당뇨병 환자의 절반 정도가 3~5개월 동안 하루 표준 섭취 칼로리(2,000㎉ 정도)의 40%인 800㎉ 정도만 먹는 ‘초저칼로리요법’으로 약을 먹지 않고도 혈당이 정상 회복됐다는 임상시험 결과가 나왔다. 특히 이 요법으로 체중을 15㎏ 넘게 줄인 사람의 85% 가량이 당화혈색소(HbA1c)가 정상 수치인 6.5% 이하로 떨어졌다.

다만 1년 간이라는 단기 연구결과여서 장기적인 효과와 부작용 여부 등을 두고 봐야 하지만 ‘혁명적인’ 당뇨병 치료법으로 자리잡을 지 주목된다.

마이크 린 영국 글래스고대 교수와 로이 테일러 뉴캐슬대 교수팀은 2011년 스코틀랜드와 잉글랜드 타이니사이드 49개 지역에서 제2형 당뇨병(성인 당뇨병) 진단을 받은 298명을 대상으로 1년간 진행한 ‘당뇨병 환자 회복 임상시험’(DiRECT) 결과를 발표했다. 

이 임상시험은 3~5개월 동안 하루 칼로리 섭취량을 825~853㎉로 표준 섭취 열량보다 40% 정도 줄이되 각종 영양소는 골고루 포함해 섭취하면서 기본적 당뇨관리법을 지키는 것이다. 표준 섭취 열량은 나이와 체격 등에 따라 다르지만 한국인 남성의 경우 2,000㎉라는 점에서 40% 정도만 먹는 것이다. 또 정해진 기간 섭취 후엔 다시 정상적인 당뇨식을 하면서 감량 체중을 유지하되 당뇨병약은 먹지 않는 것이다.

앞서 이들 연구진은 제2형 당뇨병 환자 11명에게 8주 동안 초저칼로리요법을 시행해 당뇨병과 밀접한 간ㆍ췌장의 지방이 대폭 줄고 식사 때 생산되는 인슐린이 정상으로 회복됐다는 연구결과를 내놓은 바 있다. 이어 30명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에서도 이 효과를 다시 확인했다. 2개월간 초저칼로리요법을 끝낸 뒤 6개월 뒤에도 정상 혈당이었으며, 10년 된 당뇨병 환자도 효과가 있었다.

연구팀은 이번 DiRECT 임상시험에서는 규모와 기간을 크게 늘려 당뇨병 진단을 받은 지 6년 이내인 20~65세 지원자 298명을 2개 그룹으로 나눠 진행했다. 한 그룹은 3~5개월 동안 초저칼로리요법을, 다른 그룹은 표준치료법만 지키게 했다.

표준치료법은 탄수화물 비중과 섭취 칼로리를 어느 정도 줄이고 적절한 운동으로 체중을 빼면서 금연ㆍ절주하는 것이다. 초저칼로리요법은 이에 더해 강력한 체중 감량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음식은 주로 주스를 비롯한 유동식으로 섭취했다.

그 결과 요법 시행 후 약을 먹지 않은지 1년째 표준치료법 그룹은 4%만 정상 회복된 반면 초저칼로리요법 그룹은 46%가 정상으로 돌아왔다.

무엇보다 정상회복엔 체중 감량이 결정적이었다. 표준치료법 그룹은 평균 1㎏ 감량했지만, 초저칼로리요법 그룹은 평균 10㎏이었다. 특히 0~5㎏ 감량자의 정상회복률은 7%였지만 15㎏ 이상 감랑자는 86%나 됐다. 

초저칼로리요법은 개인 식단과 칼로리 조절, 저혈당 등 여러 부작용 위험을 관찰하고 예방해야 하므로 의사 지도 하에 시행해야 한다.

로이 테일러 뉴캐슬대 교수는 “2년으로 예정된 임상시험을 계속해 봐야 하지만 초저칼로리요법은 당뇨병 치료에 혁명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