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소·방부제·안정제·유화제…
민감한 극히 소수에 발생
인조 첨가물, 곤충 추출물 대체 
앨러지 더 유발가능성도


애틀란타에 거주하는 캐미 아이젠버그(52)는 작년 12월 두드러기가 나기 시작했을 때 스트레스 때문인 줄 알았다. 그런데 발진이 계속되더니 8개월 만에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온몸이 두드러기 투성이가 되었다.
가려운 것은 말할 것도 없고 고통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프레드니손 같은 강력한 약도 별반 소용이 없었고, 어떤 처방도 듣지 않자 그녀의 앨러지 전문의는 어쩔 줄을 몰라 했다.
마지막으로 그녀가 찾아간 곳은 아주 어려운 케이스를 잘 해결한다는 에모리 대학의 피부과 전문의 닥터 로버트 스월릭이었다. 그녀의 메디컬 레코드를 살펴본 닥터 스월릭은 “설파제에 대한 앨러지를 갖고 있으니 아마도 약에 사용된 색소에도 민감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아이젠버그는 그때까지 먹던 앨러지 약이 흰색처럼 보이지만 2종의 푸른 색소를 포함한 것을 알게 됐고 당장 다른 브랜드의 무색소 약으로 바꿨다. 그랬더니 약을 바꾼 바로 다음날부터 상태가 90% 호전됐다고 말한 그녀는 자신이 매일매일 수없이 많은 문제를 입안으로 삼키고 있었다고 한탄했다.
색소, 방부제, 안정제, 유화제 등의 수많은 식품 첨가물들이 앨러지 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는 사실에 모든 의사들이 동의하는 것은 아니다. 식품 첨가물 때문에 생명이 위험한 아나필락시스 앨러지 반응을 보인 케이스들이 보고되기도 했지만, 많은 앨러지 전문가들은 그런 반응은 극도로 드물고 일화적인 것이며, 철저한 이중맹검 연구에서는 식품 첨가물로 인한 앨러지의 증거를 찾지 못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식품 첨가물에 함유된 화학물질은 분자가 너무 작아서 앨러지 반응을 일으키지 않는다”고 설명한 마운트 시나이 의과대학의 소아과, 앨러지, 면역학 교수 닥터 스캇 시처러는 “절대 일어나지 않는 일이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그런 경우는 극소수의 드문 케이스”라고 말했다.
1986년 야채에 변색 방지를 위해 사용됐던 설파이트 방부제로 10여명이 심각한 앨러지 반응을 일으켜 사망한 사건이 있은 후 FDA는 모든 식당에서 생야채와 과일에 설파이트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금지했다. 식품의약국은 또한 노란색 5번 색소가 함유된 음식은 반드시 레이블에 이를 명시하도록 했는데 이 색소는 수만명 중에 한명 정도로 드물게 두드러기를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자연식품에 대한 소비자 수요가 늘어나면서 식품제조업체들은 그동안 사용해왔던 인조 첨가물을 식물, 곤충, 동물들에서 추출한 자연물질로 대체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이런 자연물질은 면역체계를 건드리는 단백질들을 함유하고 있어 오히려 더 앨러지를 유발할 수 있다는 것이 샌디에고의 앨러지와 면역 전문가 닥터 로널드 사이먼의 설명이다.
붉은 색소는 곤충에서 가져오고, 노란 색소는 안나토 나무 열매에서 만들어지며, 섬유질은 씨껍질에서 추출하고, 콩으로 만드는 구아검(gua gum)은 식품과 의약품에서 유화제와 매개제로 사용된다. 그리고 이 모든 물질은 극히 드물게 아나필락시스 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 학계의 지적이다.
또한 해초에서 추출된 농축제 카라기닌, 젤리를 만들 때 사용되는 젤라틴, 인조소고기에 사용되는 발효곰팡이(Mycoprotein) 등에서 모두 앨러지 반응이 보고된 바 있다.
닥터 사이먼에 따르면 우리의 면역 체계는 자연 단백질에 대해 인식하고 거기에 반응한다. 유기체를 공격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방어체계로서 곰팡이와 박테리아 혹은 암세포에서 단백질 분자구조를 인식하는 것이다. 
그러나 면역 체계는 인조 첨가물에 대해서는 잘 인식하지 못한다는 것이 닥터 사이먼의 설명이다. 아이젠버그를 치료했던 닥터 스월릭도 인조 첨가물에 대한 반응은 굉장히 드물며 그 때문에 더 잘 알지 못해서 인식하기 어렵다는 점에 동의하고 있다. 
그는 2013년 논문에서 지난 5년 동안 만성 피부질환을 가졌던 환자 11명이 색소가 들어있는 약을 무색소 약으로 바꾼 후 확연히 증세가 나아졌던 케이스에 대해 쓴 적이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해 비판적인 사람들은 두드러기는 생겼다 사라졌다 하는 것이 보통인데 색소를 없앴다고 환자의 피부가 깨끗해졌다는 증거는 없다고 주장한다. 
닥터 스월릭 환자들의 케이스는 사실 조금씩 달랐다고 한다. 61세 환자 한 사람은 손에 만성 피부질환이 있었는데 그가 당뇨병 처방약의 리필하고 난 직후 갑자기 발진이 심해졌다. 의사는 약의 색깔이 흰색이었다가 검보라색으로 바뀐 것에 주의를 기울였고, 조사해보니 새 약이 푸른색 색소를 함유하고 있었다.
또 다른 환자는 42세 남성으로 거의 1년 동안 발진으로 고통 받고 있었다. 그는 여행을 떠나서야 증세에서 해방될 수 있었는데 이유는 자기가 늘 쓰던 푸른색 색소가 함유된 치약을 집에 두고 갔기 때문이었다. 
닥터 스월릭은 “많은 환자들이 각자 20개쯤 되는 약 앨러지를 갖고 있다”고 말하고 “사람들은 약에 앨러지 반응을 일으킨다기보다 거기에 색소와 같은 어떤 공통된 요소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색소 첨가물이 우려되는 사람은 식용 색소를 함유한 식품, 예를 들어 레드 벨벳 케이크, 파워레이드와 크리스털 라이트 등의 음료수를 먹었을 때의 반응을 주의 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또 처방약이든 오버 더 카운터 약이든 레이블을 주의 깊게 읽어보고 성분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혹은 의약품 성분을 알려주는 온라인 리소스인 데일리 메드(Daily Med)를 이용하는 것도 좋다.
식품 첨가물로 인한 반응은 식품 앨러지와는 달라서 금방 앨러지가 나타나지 않는다. 몇시간 후 혹은 며칠 후에 나타나기도 하기 때문에 더 추적이 어렵다고 말한 닥터 스월릭은 게다가 식품 첨가물 앨러지를 확인할 수 있는 적절한 진단 도구도 없다고 지적했다. 
자기가 첨가물 앨러지를 갖고 있는지를 알아볼 수 있는 한가지 방법은 똑같은 음식을 집에서 만들어 먹었을 때는 괜찮았는데 가공된 것을 샀거나 레스토랑에서 시켜 먹었을 때 앨러지 반응을 보이는 경우다. 닥터 스월릭은 ‘앨러지는 증거를 찾아내기가 힘들다’는 것이 전통적인 난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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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 첨가물이 앨러지 반응을 일으킨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붉은 식용색소가 함유된 레드 벨벳 케이크. 
<사진 Alan Zale/ NY Tim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