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격한 곳 중 하나 결정한 후 추가조치 하도록


2017년 가을학기 신입생을 선발하는 각 대학들의 입시 결과가 속속 발표되고 있다. 그런데 미국의 대학입시에서는 독특한 시스템이 하나 있다. 합격과 불합격을 나누는 이분법이 아닌 중간에 다소 어쩡쩡해 보이는 것이 있는데 바로 대기자(waitlist) 제도다. 말 그대로 어느 것도 결정되지 않아 추가 합격자 발표를 기다리는 것이다. 이는 조기전형에서 사용되는‘보류’(deferred)와 다소 유사하다. 이는 조기전형에서 합격하지는 못했지만 대학에서 여전히 관심을 가지고 있어 정시전형 지원자들과 다시 경쟁을 하는 것이다. 정시전형에서 대기자로 분류됐다는 통보를 받게 되면 많은 지원자들이 상당히 햇갈려 한다. 무엇보다 깔끔하게 합격의 기쁨을 누리지 못했다는 심리적인 충격이 상당 기간 지속되곤 한다. 그리고 이를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 결정을 내리기도 쉽지 않다.



내가 지도하는 학생들 가운데도 지원한 대학들로부터 이런 결정을 통보받는 사례가 매년 발생할 만큼 이는 입시에서 일반적인 모습이라고 할 수 있다.

대학이 대기자를 선발하는 이유는 몇 가지가 있다.

우선 대학에서 볼 때 합격을 시켜도 좋은 후보지만 당장 자리가 없기 때문에 일단 기다려 보도록 하는 것이다. 

대학은 신입생을 선발할 때 항상 정원보다 많은 수를 선발해 놓는다. 5월1일까지 합격자들로부터 최종 입학의사를 받고 나면 정원보다 수가 적을 수 있는데, 이 경우 대기자 중에서 일부를 충원하게 된다.

이는 대학 지원자들이 여러 개의 대학에 지원하면서 복수의 대학으로부터 합격통보를 받게 되는데 그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기 때문에 결국 자동적으로 허수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두 번째는 이 지원자가 정말 자기 대학에 입학할 의사가 있는지를 살펴보기 위함이다. 물론 합격자들 중에서도 적지 않은 수가 최종 결정을 다른 대학 입학으로 내리기 때문에 다소 비논리적인 부분이 있지만 그래도 시간을 두고 이 지원자의 의지를 보며 결정하겠다는 뜻이다.

세 번째는 재정보조와 관련이 있다.

대학들은 매년 합격자들에게 제공할 수 있는 학비보조를 결정해야 하는데 최근의 추세를 보면 과거와 달리 점점 각박해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결국 이같은 보조를 제공하지 않아도 등록할 수 있는 학생을 찾기 위한 방법으로 이용되는 셈이다.

이에 대해 다루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대학에서 제시한 대기자 명단에 실제 이름을 올린 것인지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다.

나는 이같은 통보를 받은 학생들에게 반드시 확인하는 것이 하나 있는데, 그 대학이 정말 자신의 목표이자 꿈의 대학인지 답을 듣는 것이다.  

이런 상황으로 고민을 하게 되는 경우는 대부분 명문 사립대에 지원한 학생들이기 때문에 그만큼 입학열망이 크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나는 이런 학생들에게 입학의지를 확인하고 나면, 나머지 합격한 대학들의 특징과 장점, 그리고 그 대학들이 보내온 학비보조 내용 등을 한꺼번에 펼쳐 놓고 학생 및 학부모와 전체적인 비교를 하는 절차를 밟는다.

이를 하는 이유는 감정이 현실을 앞서는 오판을 최대한 방지하고자 함이다.

다시 말해 꿈의 대학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세컨드 초이스가 될만한 괜찮은 대학에서 좋은 조건을 제시했을 경우 이를 통한 장기 플랜을 모색하는 중요한 과정을 반드시 짚어봐야 가장 현명한 결정을 내릴 수 있기 때문이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카드들을 정확히 살펴보지도 않고 한 대학에만 매달리는 것은 결코 바람직한 자세라고 할 수 없고, 오히려 나중에 더 큰 손해를 불러올 수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 그리고 난 뒤 일단 합격한 대학들 가운데 최선을 하나 정하고, 대기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기로 결정하면 그에 필요한 일들을 진행하도록 한다.

물론 이는 매우 일반적인 이야기가 되겠지만 먼저 대학에 대기자로 이름을 올리겠다는 통보를 하고, 자신의 입학 열망을 표현할 수 있는 다각적인 방법을 동원하게 되는데 여기에는 향상된 학교 성적이나 대입 평가시험 점수, 그리고 수상 내역 등 지원서 제출 후 일어난 새로운 정보들을 모아 대학에 보내는 것이다.

또 대학 입학사무처에 이메일 등으로 자신이 꼭 그 대학에 입학하고 싶다는 메시지를 최소 한 번은 전달하도록 한다.

그렇다면 얼마나 가능성이 있는지가 관심사가 될 수 있다.

밴더빌트 대학의 경우대기자 명단에서 매년 평균 8-10%가 추가 합격자가 나온다고 한다. 물론 이는 대학마다 차이가 크다. 예를 들어 하버드 대학이라면 기회가 상당히 줄어든다.

그래도 항상 가능성은 있는 만큼 대기자로 남게 된다면 편안한 마음으로 필요한 새로운 정보들을 제공하고 남은 학기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여기서 꼭 강조하고 싶은 것은 대학들이 대기자들 가운데 추가 합격통보를 언제 하는지에 대해서는 정해진 것이 없다는 사실이다. 즉 대학의 필요와 결정에 의해서다.

이는 매우 중요한 포인트로 대기자에 오른 대학의 결과에 얽매일 것이 아니라 세컨드 초이스 결정에 따라 그 대학에 5월1일까지 입학의사를 전달하고 디파짓을 하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대기자에 올랐다고 해서 실패라고 단정짓는 것은 정말 어리석은 생각이다. 자신이 거둔 결과들 가운데 한 부분일 뿐이다.

차분하게 자신을 돌아보고, 앞으로 무엇을 할 것인지가 더 중요하고, 이는 곧 남은 고등학교 생활에서 유종의 미를 거두라는 것과 같은 의미다. 유연한 사고와 판단, 그리고 장래에 대한 강한 믿음과 희망이 지금 대기자들에게 가장 필요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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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자에 오른 것은 자신이 거둔 결과들 가운데 한 부분일 뿐이다. 차분하게 자신을 돌아보고, 앞으로 대학을 졸업한 후에도 무엇을 할 것인지 생각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사진은 USC 졸업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