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첫광고
이규 레스토랑
베테랑스 에듀

[독자기고] 잡초 가꾸기

지역뉴스 | | 2018-03-22 19:19:06

칼럼,이정우,잡초,기고문

구양숙 부동산표정원 융자

봄이다. 주위가 온통 초록빛의 향연이다. 미국생활에서 가장 먼저 한국과 틀리는 모습은 집주위에 넓은 파란 잔디뜰이다. 동네를 산책하다 보면 잘가꾼 잔디뜰을 가진 집이 제일 부럽다. 조지아로 이사 오면서 내가 고른 집은 앞뒤로 넓은 뜰을 가진 집이였다. 뒷뜰 끝자락에 있는 개울은 사시사철 맑은 물이 흐른다. 개울에는 조그만 나무로된 다리가 하나 걸쳐 있고 그 너머에는 그리 크지 않은 자연림 비슷한 숲으로 연결된다. 자동차로 5분만 나가면  자동차로 번잡한 큰길이 나오는데 이곳에 들어오면 깊은 산속 집같이 주위가 고요하고 온동네가 울창한 숲속에 자라잡고 있다. 이른 아침이면 노루도 대여섯 마리 집 뒤뜰 개울가에 서성거리는 거짓말 같은 환경이다.

이 넓은 땅의 잔디와 나무들은 어떻게 관리 할것인가 반대하는 아내에게 걱정 말라며 우겨서 집을 사고 나서 막상 보니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다. 우선 잔디를 깍는게 손으로 밀고 다니는 일반 잔디기계로는 어림도 없다. 작은 트랙터 같은 잔디자동차에 타고도 거의 두시간도 더넘게 깍아야 된다. 옆집은 우리집과 엇비슷한 땅넓이인데 애초부터 뜰에 나무를 그대로 두었는지 뒷마당에는 키큰 나무가 가득히 있어 꼭 산속에 들어온 기분이다.  그 친구는 잔디 깍는 일도 없이 아이들 놀이 동산 처럼 높은 나무에 밧줄도 매달아놓고  나무들 사이에 미끄럼틀 아이들 통나무 집도 만들어 놓았다. 앞집은 은퇴하신 하얀머리에 마음 푸근해 보이는 노부부가 사시는데 잔디가 너무 고르게 잘자라고 있다. 잔디 비결을 문의하니 많은 돈과 시간을 투 해야 한다고 알려준다.

사실 어려워 할것 없이 전문 잔디관리회사에 맡겨 버리면 제일 간단 하지만 별로 특별히 하는 일도 없으면서 경제적으로도 그런일까지 맡길 형편도 아니라 내가 직접 해보기로 하였다. 

지난 겨울에는 추위에 나무고 잔디고 숨죽인듯 얌전히 있었는데 이제 따스한 봄기운과 자주내리는 비에 넓은 뜰에는 잔디와 함께  크로바 그리고 작은 민들레 그 이외에 이름 모를 풀들이 모두 작정이나 한듯이 한날 한시에 약속하고 솟아난것 처럼 뒤덮혀 있다.

잔디에 뒤섞여 보라색 반지꽃도 피어나고 이름모를 풀꽃들이 봄바람에 한들거린다.  하얀 구름한가로운 뜰을 거닐다가 야외의 푸른 들판에 나온 기분이 든다. 들쭉날쭉하지않고 고른키 높이로 사이좋게 나란히 자라면 얼마나 좋으련만 저 많은것을 일일히 뽑아낼수도 없고 제초제를 뿌릴까 별생각을 다해도 당장 뽀죽한 묘책이 안떠오른다. 생각해낸것이 일단 한번 고르게 깍아나 보자.  기계를 타고 두어시간 걸려 끝내고 나니 100% 잔디로 형성된 앞집뜰이나  여러가지 풀과 잔디가 뒤섞겨 자란 우리집 뜰이나 곱게 잘린 초록빛 넓은 뜰이 별반 다를게 없다. 아닌게 아니라 도찐개찐  푸른 초원 그게 그거 같다.

생각해 보니 굳이 순수한 잔디만을 고집할 이유가 없겠다. 폭신한 감촉에 파랗게 고른 키로 잘자라만 주면 그만 아니냐는 생각이 고개를 쳐든다. 일반풀은 물을 잘주지 않아도 때마처 비료나 방충제를 살포 않하여도 잘자라기만 한다. 일주일에 한번씩 부지런히 깍아만 주면별반 다를바 없는 외관 상태이다.

사실 잡초란 무었인가. 여러가지 풀이란 말이 아닌가.  크로바풀만 가득히 자라는 곳에 순수한 잔디가 군데군데 자라난다면  바로 그 잔디가 잡초로 불리우는 것이 아닌가. 풀이면 다 나름대로 이름이 있을진데 애초에 잡초로 불리우는 풀이 있기나 한것인가. 있어서는 안될 곳에 있으면 바로 잡초로 불리우게 되는 것이 아닐까.  이제 몇주째 일반풀이나 잔디나 가리지 않고 깍아주고 있다 보기 좋게 깍인  풀밭속에 낮게 숨어 곱게 핀 샛노란 민들레꽃도 얼마나 예쁜지. 별도 큰돈 들이지 않고 올해는 이런식으로 정원관리 할 작정이다. 

그러고 보니 나자신  언제나 있어야 할 곳에 있어야 겠다는 생각이다. 다른 풀이 뒤섞인 잔디를 깍으면서 생각해 보았다. 어디가든  어울리지 않는 행동이나 말을 한다면  주위에서 나를 잡초로 여길것이 아닌가. 내가 서있지 않아야 할자리는 처음부터 사양하며 살일이다. 비록 좀 부족한 사람이라도 잡초 대하듯 없신 여기지 말고 고르게 대하면 여러가지 풀들이 사이좋게 어울려 자라 고르게 곱게 깍인 내 정원잔디밭 같이 화목하게 지내는 삶을 살리라 마음 다짐한다.

 

댓글 0

의견쓰기::상업광고,인신공격,비방,욕설,음담패설등의 코멘트는 예고없이 삭제될수 있습니다. (0/100자를 넘길 수 없습니다.)

아마존 “28억달러 더 쏜다”… 빅테크 ‘AI 쩐의 전쟁’
아마존 “28억달러 더 쏜다”… 빅테크 ‘AI 쩐의 전쟁’

‘오픈AI 대항마’ 앤스로픽에 6개월만에 대규모 후속투자총 40억달러 창사후 최대   인공지능(AI) 패권을 잡기 위한 빅테크 간 ‘쩐의 전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초거대

S&P, 미 장기 신용등급 ‘AA+’ 확인

장기 신용등급전망 안정적’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가 미국의 장기 국가신용등급을 ‘AA+'로 확인했다. 단기 국가신용등급은 ‘A-1+'라고 밝혔다. 장

1분기 100억달러 넘는 대형 글로벌 M&A 급증

작년 5건 → 올해 11건 올해 1분기 대형 기업 인수합병(M&A) 건수가 작년 동기 대비 2배 이상으로 늘었다.투자정보업체 LSEG에 따르면 글로벌 M&A 시장에서

“아이티 올들어 1,500여명 사망”
“아이티 올들어 1,500여명 사망”

빈곤과 치안 부재 속  폭력 사태가 난무하고 있는 아이티에서 지난 25일 갱단들의 방화로 전소된 차량들을 한 주민이 망연자실 바라보고 있다. [로이터] 빈곤과 치안 부재 속에 폭력

이스라엘,“가자 학살” 보고 유엔 전문가 위협

유엔 집단학살 규정 3가지 해당유엔 인권이사회에 보고서 제출 가자지구에서 팔레스타인인을 ‘집단학살(제노사이드)’한 혐의로 국제사법재판소(ICJ)에 피소된 이스라엘이 궁지에 몰리고

“후각장애, 치매로 이어질 수 있어요”

향긋한 봄꽃과 잠자던 입맛을 깨우는 봄나물 냄새가 가득하다. 그런데 이렇게 달콤하고 마음을 편안하게 만드는 봄 냄새를 맡지 못하는 이들이 있다. 바로 후각장애 환자다. 콧속에 들어

“입양은 최고의 사랑” - 프라미스686 후원모임 열려
“입양은 최고의 사랑” - 프라미스686 후원모임 열려

입양 사역 후원자 모임‘한인교회들의 참여 환영’한인 예식장 페인-콜리서 가족이 필요한 어린이들을 교회 성도 및 일반인들과 연결하는 사역을 전개하는 입양전문 사역기관 프라미스686(

귀넷, 주말 즐길 만한 5가지 이벤트
귀넷, 주말 즐길 만한 5가지 이벤트

3월 28일부터 3월 31일까지 귀넷 카운티에서 주말에 가족들과 함께 즐길 만한 이벤트 5가지를 소개한다. (정보 및 사진 제공 Gwinnett Daily Post) 스톤마운틴 부

[한인마트정보] 부활절 세일!
[한인마트정보] 부활절 세일!

H마트-대표 한인 마트주말 특별 상품은 허니버터칩 4.23OZ 2.49, 칠리안 씨베스 스테이크 19.99, 노르웨이 자반고등어 3.99, 유기농장 유기농 메주콩 3LB 6.99,

조지아 공화당 수석부의장 9차례 불법 투표
조지아 공화당 수석부의장 9차례 불법 투표

PA에서 위조수표 혐의로 중범죄배상을 이행 안해 보호관찰 연장 조지아주 공화당 수석 부의장이 9차례나 불법으로 투표를 했다는 판결을 받았다.조지아주 행정법원 리사 보그스 판사는 2

이상무가 간다 yotube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