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들 취향 변화
마리화나 흡연
최근 1개월내 23%
술, 담배 대신 전자 담배나 대마초를 사용하는 10 대 청소년이 증가하고 있다. ‘국립약물남용연구소’(the National Institute on Drug Abuse)와 미시건 주립대가 공동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고등학교 재학중인 10대 청소년들의 흡연률이 10년전에 비해 현저히 감소했지만 ‘대마초’(Marijuana)와 ‘전자 담배’(Vaping) 사용률은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는 전국 공립 및 사립 학교에 재학중인 8, 10, 12학년 학생 약 4만3,703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조사 결과 12학년 학생중 지난 30일간 일반 담배를 흡연했다는 학생은 약 9.7%에 그쳤던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 담배뿐만 아니라 환각 작용을 일으키는 처방전 진통제 및 흥분제, 술 등의 약물을 사용해봤다는 학생 비율 역시 지난해보다 감소했거나 비슷한 수준으로 20년래 가장 낮은 수치로 떨어졌다.
반면 지난 30일동안 대마초를 흡연해봤다고 답한 학생은 약 22.9%로 조사됐고 전자 담배를 사용했다는 학생 역시 약 16.6%로 기타 약물 사용률보다 높았다.
10대 청소년들의 일반 담배 흡연률은 최근 10년 사이 큰 폭으로 떨어졌다. 연구소에따르면 8학년 학생중 매일 흡연하는 비율은 1996년 약 10.4%에서 2017년 약 0.6% 감소했다.
10대 청소년들의 흡연률 감소는 대대적인 금연 캠페인 실시와 지속적인 담배 가격 인상 정책 등이 주효한 결과로 볼 수 있다. 청소년들사이에서 흡연과 음주가 건강에 해롭다는 부정적인 인식이 퍼진 것도 흡연 청소년들의 금연 및 금주 요인으로 꼽힌다.
교육계와 의료계는 암과 같은 심각한 질병을 유발할 수 있는 10대 청소년들의 흡연이 전자 담배 사용으로 대체되고 있는 현상에 대해서 일단 긍정적이라는 반응이다. 하지만 전자 담배 사용이 일반 담배 흡연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 대해서는 우려 섞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윌슨 캄튼 약물남용연구소 디렉터는 “10대 청소년들의 약물 사용이 감소하고 있다는 점은 매우 긍정적”이라면서도 “전자 담배가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 정확히 밝혀진 바가 없는 점이 우려스럽다”라고 뉴욕 타임스와 인터뷰에서 말했다.
전자 담배는 흡입기를 사용, 다양한 맛을 내는 물질을 기화시켜 들이마시는 형태의 담배다. 전자 담배는 일반 담배 흡연시 발생하는 발암 물질이 없어 일반 담배에 비해 안전한 것으로 여겨지지만 전자 담배 사용이 일반 담배와 대마초 사용으로 이어지는 비율이 높다는 연구 결과도 많아 주의가 필요하다. 또 인체에 해로운 니코틴을 포함한 전자 담배도 상당수여서 전자 담배라고 해서 모두 안전한 제품은 아니다.
실제로 국립약물남용연구소의 조사에서 전자 담배를 피웠다는 12학년생 중 약 51.8%만 ‘맛’만 흡연했다고 답한 반면 약 5%는 전자 담배로 대마초를, 약 10%는 니코틴을 함께 피웠던 것으로 나타났다. 학교 관계자들에따르면 최근 전자 담배 사용이 청소년들 사이에서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고 한다. 맛과 종류가 다양해 학생들의 관심을 끌뿐만 아니라 전자 담배 흡입기가 마치 컴퓨터 파일을 저장하는 USB기기처럼 생겨 눈에 잘 띄지 않아 학생들의 교내 휴대를 막기 힘들다는 지적이다.
한편 이번조사에 청소년들의 대마초 사용률이 줄지 않고 있고 대마초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개선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991년 조사에서 12학년 학생중 약 40.6%가 대마초가 건강에 매우 유해하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지만 이번 조사에서는 같은 답변 비율이 오히려 약 14.1%로 크게 낮아졌다. 최근 수년간 10대 청소년들의 평균 대마초 사용률도 약 24%대에서 떨어지지 않고 있는 점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준 최 객원기자>
10대 청소년들의 일반 담배 흡연과 음주는 줄었지만 전자 담배와 대마초 흡연이 증가하고 있다. 사진은 샌버나디노 카운티의 한 전자 담배 판매 업소에서 고객이 전자 담배를 흡연하는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