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첫광고
김형준 법무사팀
베테랑스 에듀

명품 ‘버킨 백’ 하나 있으면 급전 걱정은 끝

지역뉴스 | 기획·특집 | 2017-08-25 10:10:03

명품백,버킨백,급전,전당포

구양숙 부동산표정원 융자

재판매 가격 높아 상태따라 수천~10만달러 대출

할리웃선 배우·제작자·시나리오 작가 많이 찾아

시간 지날수록 가격 올라 35년새 500%나 급등

브루클린에 사는 앤젤라 리버스는 직장을 잃은 후 어느 날 급히 돈이 필요했다. 돈을 구하려면 보통 은행으로 달려가지만 대신 그는 집안의 벽장을 뒤졌다. 신발과 핸드백을 열심히 사 모았던 그가 꺼낸 것은 소중하게 간직해온 초컬릿 브라운 색의 버킨 백이었다. 아르메스의 명품 버킨 백을 들고 그는 맨해탄으로 갔다. 북적북적 정신없는 다이아몬드 디스트릭트에 위치한 뉴욕 대부 컴퍼니(New York Loan Company)라는 이름의 전당포와 약속이 되어 있었다. 

금 행상들과 장신구 장사꾼들 그리고 경찰이 상주하고 있는, 정신없이 복잡한 거리를 비집고 웨스트 47가에 있는 35층 번쩍이는 빌딩 안으로 들어가면 뉴욕 대부 컴퍼니가 있다. 바로 인터내셔널 젬 타워, 국제 보석 타워 건물이다. 리버스는 그 건물 3층에 있는 전당포에 가서 핸드백을 맡기고 돈을 빌릴 계획이다.

“이 아름다운 건물로 들어서는 순간, 이상한 사기 같은 건 없겠구나 하는 걸 알았어요.”

리버스는 내심 협잡꾼에게 걸려드는 게 아닌가 하는 찜찜한 마음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대리석 로비에서 방문객들은 지문을 찍고 X 레이 검색대를 통과하고 나서야 역시 보안이 철저한 엘리베이터에 오를 수 있었다. 그리고는 전당포 사무실로 들어가면서 “여기는 제대로 된 곳이로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고 그는 말한다. 

“세련된 정도가 내가 기대했던 것과는 완전 딴판이었어요.”

전당포 유리 진열장 안에는 반짝이는 다이아몬드들, 이런 저런 브랜드 장신구들 그리고 카르티에 제품들이 품위 있게 전시돼 있었다. 앤디 워홀의 드로잉들, 존 발데사리 사진 작품들 등 미술품들도 걸려 있었다. 

뉴욕 대부 컴퍼니의 조단 타박-뱅크 사장이 이 장소를 택한 것은 건물의 고급스런 분위기와 철통같은 보안 때문이었다. 그의 전당포에서 서너 층 위에는 미국 보석학 연구소가 자리 잡고 있다. 보석의 등급이 정해지고, 장래의 보석전문가들이 훈련을 받고 있는 곳이다. 보안이 군 기지 수준인 이유이다. 

전당포는 손님이 물건을 가져와서 돈 받고 팔고 가는 곳만은 아니다. 귀중품들을 가져오면 이를 담보로 그 자리에서 돈을 빌려준다. 리버스가 가져온 버킨 백 같은 것은 시가가 수천달러에 달하니 좋은 담보가 된다. 고객은 이자를 포함해 빌린 돈을 갚으면 물건을 되찾을 수 있고, 못 갚으면 물건은 전당포 소유로 넘어가 재판매가 가능하다.

타박-뱅크 사장은 3대째 내려오는 전당포 주인이다. 베벌리힐스, 로데오 드라이브 한 블록 떨어진 곳에 있는 베벌리 대부 컴퍼니를 타박-뱅크 가족은 1938년부터 운영해 오고 있다. 뉴욕 대부 컴퍼니는 베벌리힐스 전당포를 본 따서 만든 것이다. 그의 조부는 주로 금은 보석류를 취급했고, 그의 어머니는 사업을 전산화 했다. 그 사업을 그가 이어받았다.

“사업을 두 곳으로 확대했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미술품을 많이 취급하고, 식기류와 와인 그리고 핸드백도 취급합니다.”

이제 그는 시카고에 세 번째 비즈니스를 열기 위한 계획을 마무리하고 있다.

그가 경험한 바에 의하면 뉴욕의 고객들은 베벌리힐스 고객들과는 다르게 사업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재정분야에 있는 여성들이 많이 옵니다. 그리고 아내나 애인의 핸드백을 가져오는 남자들도 많이 있습니다.”

캘리포니아에서는 할리웃 출신들이 전당포를 많이 찾는다. 배우, 제작자, 시나리오 작가들이 급전이 필요하면 방문한다. 

“사회적 명사들이 찾아오기도 하고, 어쩐 이유인지 뉴욕 보다는 베벌리힐스에 이혼녀들이 훨씬 많이 옵니다.”

사람들이 버킨 백이나 다른 귀중품들을 들고 전당포를 들락거리는 것은 드문 일이 아니라고 그는 말한다. 투자 기회가 생겼거나 사업상 경비를 지출해야 하거나, 아니면 단순히 현금이 부족할 때 이들 귀중품을 크레딧 카드 쓰듯이 활용한다는 것이다.

“사람들이 전화를 해서 묻곤 합니다. 에르메스 핸드백 시가의 몇 %를 쳐줄 수 있느냐는 것이지요.”

상태에 따라 다르다고 그는 말한다. 박스가 있는가, 보관용 천 주머니가 있는가, 열쇠가 있는가 등이다. 

“그런 것들이 아주 중요합니다. 그리고 색상은? 어떤 사람들은 표준 색상을 좋아합니다. 베이지, 브라운, 검정 색들이지요. 그런가 하면 베벌리힐스에서는 노랑, 연두, 보라가 인기입니다.”

그는 샤넬도 받지만 에르메스의 버킨과 켈리를 선호한다. 켈리는 버킨의 여동생 격으로 그레이스 켈리의 이름을 딴 것이다. 이들 핸드백은 대략 4,000달러 정도에서 희귀 모델의 경우는 10만 단위까지 올라가고 재판매 가치가 매우 높다. 

고급 핸드백들을 사고파는 온라인 장터인 백헌터(baghunter.com)의 2016년 조사에 의하면 버킨 백은 지난 35년 사이 가치가 500%나 뛰어올랐다. 금값 상승을 뛰어넘는 수치이다. 

그렇게 누구나 갖고 싶어 하고, 물건은 귀하다 보니 품질 좋은 가짜가 기승을 부리는 것은 놀랄 일이 아니다. 타박-뱅크 사장도 가짜를 산 적이 있다. 가짜를 한번도 사지 않았다면 핸드백을 많이 취급해봤다고 할 수 없을 것이라고 그는 말한다. 

이제 그는 대단히 조심을 한다. 바느질한 것을 꼼꼼히 살피고, 특정 스탬프를 확인하고 그리고 가방의 무게를 보면 대개 가짜와 진짜가 구분된다고 한다. 진품은 보기보다 무겁다는 것이다. 

브루클린에서 온 리버스의 버킨 백은 진품이었다. 50살 생일 때 그가 자신을 위한 선물로 파리의 에르메스 매장에서 직접 고른 버킨 백이다. 그러니 반드시 되찾을 것이다.

“그 가방은 내 자존심이자 기쁨이에요. 2주 내로 반드시 되찾을 계획입니다.”

명품 ‘버킨 백’ 하나 있으면 급전 걱정은 끝
명품 ‘버킨 백’ 하나 있으면 급전 걱정은 끝

베벌리힐스의 고급 전당포인 베벌리 대부 컴퍼니를 운영하는 조단 타박-뱅크 사장. 고객들이 맡긴 귀중품들 중 그는 버킨 백을 좋아한다. 재판매 가격이 좋기 때문이다. 

명품 ‘버킨 백’ 하나 있으면 급전 걱정은 끝
명품 ‘버킨 백’ 하나 있으면 급전 걱정은 끝

버킨 백 중에서도 희귀품이나 특이한 가죽으로 된 제품들은 가격이 10만 단위이다.

댓글 0

의견쓰기::상업광고,인신공격,비방,욕설,음담패설등의 코멘트는 예고없이 삭제될수 있습니다. (0/100자를 넘길 수 없습니다.)

코로나 지원금 사기 연$5천억 달해
코로나 지원금 사기 연$5천억 달해

당국 3,500명 적발 기소피해 회수는 14억 불과합동특별단속부서 출범EDDㆍPPP 사기 집중수사<사진=Shutterstock>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이 포함된 20

카약 타고 이동하는 두바이 주민들
카약 타고 이동하는 두바이 주민들

하루에 2년치 폭우가 쏟아진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서 18일(현지시간) 주민들이 카약을 이용해 소유물들을 옮기고 있다. 평소 비가 거의 내리지 않는 사막 기후인 두바이에 이상 폭우가

바이든, 트랜스젠더학생 인권보호 강화한 '타이틀9' 개정안 공개

성적 지향 따른 차별금지…트랜스젠더 운동선수 배제도 원칙적 반대 조 바이든 행정부가 19일 성소수자 학생 보호를 위한 이른바 '타이틀 9' 개정안을 공개했다.바이든 정부는 당초 지

앨러지 시즌이 시작됐다
앨러지 시즌이 시작됐다

미국인 4명 중 1명 시달려 선글라스·마스크 착용 도움 미 인구의 4분의 1에 달하는 사람들이 봄철 앨러지로 고통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미 천식·앨러지 재단(Asthma an

수면을 부르는 멜라토닌, 우리 몸에서 자연 생성된다
수면을 부르는 멜라토닌, 우리 몸에서 자연 생성된다

어둠은 멜라토닌 촉진… 아침빛은 억제인공조명으로 생체리듬 깨져 불면증 불러취침 2시간 전 조명 낮게ㆍ청색광 차단해야 멜라토닌이 워낙 널리 사용되기 때문에 사람들은 멜라토닌을 처방전

트럼프 ‘입막음돈 재판’ 배심원단 선정 마무리…내주 본격 심리
트럼프 ‘입막음돈 재판’ 배심원단 선정 마무리…내주 본격 심리

배심원 12명·대체후보 6명 모두 뽑아…법원 밖에선 한 남성 분신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성추문 입막음 돈' 의혹 사건에 대한 형사재판 나흘째인 19일 트럼프 전 대통령의 유

김낙현 재외선거관 곧 이임 예정
김낙현 재외선거관 곧 이임 예정

제22대 대한민국 총선 재외선거를 위해 애틀랜타 총영사관에 파견돼 근무했던 김낙현(사진) 재외선거관이 임무를 마치고 곧 뒤국한다.김낙현 선거관은 지난 1년간 관할 동남부 6개주를

"아름다운 동행, '여경'(여성경제인협회)에 오세요"
"아름다운 동행, '여경'(여성경제인협회)에 오세요"

여성경제인협회 이·취임23대 김순애 회장 취임 애틀랜타 한인 여성경제인협회(AKABWA)가 지난 18일 오후 7시에 23대 김순애 신임회장 취임식과 22대 이기선 전 회장 이임식을

김영자 부동산, NAMAR 액티브 더블 피닉스상 수상
김영자 부동산, NAMAR 액티브 더블 피닉스상 수상

20년 밀리언달러 탑 프로듀서 애틀랜타 마스터 리얼티(Master Realty) 김영자 대표가 북동부 메트로 애틀랜타 부동산협회(NAMAR) 밀리언달러 클럽 시상식에서 ‘액티브 더

수배 용의자 경찰과 총격전 끝 노크로스서 사망
수배 용의자 경찰과 총격전 끝 노크로스서 사망

강도 용의자 경찰에 총격 18일 저녁 귀넷카운티 노크로스에서 수배 남성이 귀넷 카운티 경찰과 대치끝에 경찰이 쏜 총에 맞아 사망했다.이 남성은 홀카운티에서 발부된 영장의 용의자였고

이상무가 간다 yotube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