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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담하고 편리…땅값 월 1,000달러 내외

지역뉴스 | 기획·특집 | 2017-08-08 09:09:33

은퇴자,모빌홈,보금자리

구양숙 부동산표정원 융자

자재 구조도 일반주택 못지 않아

게이트 수영장 등 편의시설 매력

한때 가난한 사람들의 집단촌으로 홀대를 받아오던 모빌홈 팍이 요즘 은퇴자들에게 인기다. 우선 구입 가격이나 관리비가 싸다. 특히 55세 이상만 입주하는 은퇴자 모빌홈 팍은 보안이 잘돼 있고 수영장과 자쿠지 등 각종 편의시설까지 갖춰져 있어 은퇴자들의 새로운 보금자리로 각광을 받고 있다. 투자의 귀재로 불리는 워런 버펫도 모빌홈 팍의 급속한 성장을 내다보고 모빌홈 팍 개발에 본격 투자를 시작했다. 

이순임씨는 요즘 새로 이사한 모빌홈 앞 정원에서 화초 가꾸기로 일과를 시작한다. 15년간 정들었던 벨플라워 집을 훌훌 떠나 라미라다의 시너어 모빌홈 촌 ‘레익 팍’으로 이사 온 후로는 홀가분한 마음으로 전원생활(?)을 만끽하고 있다. 

이순임씨가 사는 모빌홈 팍은 인공호수를 끼고 150채의 모빌홈들이 모여사는 은퇴자 커뮤니티다. 입주 자격은 55세 이상.  

대부분 백인 등 타인종 은퇴자들이 살고 있지만 최근 한인들 사이에서 모빌홈 좋다는 소문이 입을 타고 번지면서 이곳에도 벌써 10가구의 한인들이 입주해 살고 있다. 

이순임씨의 모빌홈은 건평 1,450스퀘어 피트에 대지 2,500스퀘어피트의 아담하지만 결코 작지 않은 보금자리다. 지난 1월 10만 달러에 구입해 바닥에 마루를 깔고 창문을 이중창으로 교체하는 등 2만 달러를 들여 업그레이드했다. 

코너에 위치해 있어 3면으로 밝은 햇살이 밀려들고 내부에는 현대식 가구와 가전제품들로 채워진 이씨의 모빌홈은 어느 단독주택 부럽지 않게 넓고 쾌적한 기운을 뿜어낸다. 

널찍한 ‘안방’, 손님용 ‘사랑방’ 워킹 클라짓, 현대식 화장실, 30여명의 손님 정도는 비좁지 않게 맞을 수 있는 리빙룸과 식당 등등 2베드룸 2배스 공간으로 집안에 들어서면 이곳이 모빌홈이라는 생각은 까맣게 잊어버린다. 

이순임씨가 내는 모빌홈 관리비는 한달에 대략 1,200달러 정도. 여기에는 땅값 렌트비 1,050달러에 전기등 유틸리티세 150달러가 포함된다. 일반 주택 관리비와는 비교도 안될 만큼 저렴하고 아파트 렌트비 보다도 훨씬 싸다. 

모빌홈 주변 잔디는 관리회사(땅주인)이 관리해주지만 모빌홈 앞 정원은 모두 개인의 책임이다. 정원 관리가 엉망이거나 외관에 문제가 생기면 어김없이 주민들로 구성된 모빌홈 관리 위원회에서 경고장을 보낸다. 

▲모빌홈 팍

모빌홈은 1950년대 미국 남부 지역의 가난한 사람들이 모여사는 집단 거주촌으로 시작됐다. 바퀴가 달려 있어 여기 저기 끌고 다닐 수 있다고 해서 ‘트레일러 홈’이라고도 불린다. 

땅주인은 하수시설과 전기와 물 등 유틸리티를 연결해 모빌홈이 머물 수 있는 시설을 제공해주고 매달 땅값과 물값, 약간의 관리비를 받는다. 그래서 모빌홈 팍을 가난하고 범죄자 백인들의 사는 곳이라는 의미로 ‘트레일러 트래시’ ‘게토’등 경멸적 단어를 사용하며 거주자들을 비하해 왔다. 

그런데 요즘은 상황이 달라졌다.

이동식에서 콘크리트 바닥에 아예 고정해 버리는 모빌홈으로 바뀌고 있다.  해변가나 휴양지 등 미국 곳곳에 모빌홈 팍이 세워지면서 저렴한 가격에 멋진 해변과 울창한 산림 속 별장 같은 생활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이라는 인식이 확산된데다가 은퇴 대열에 합류하는 베이비부머들이 저렴한 모빌홈 팍으로 몰려들면서 인기가 상종가를 치고 있다.

현재 미국에는 700여만 채의 공장제작 주택(manufactured home), 즉 모빌홈에 1,800만명이 거주하고 있다. 모빌홈은 미국내 거의 모든 도시에 하나 이상은 꼭 있다. 

모빌홈은 두가지로 나눈다. 8피트, 10피트, 또는 12피트 폭의 알루미늄 컨테이너 한 개 크기의 ‘싱글’형 모델과 이를 둘로 이어붙인 ‘더블’형 모델이다. 또 요즘은 아예 2층, 3층짜리 모델도 나온다. ‘싱글’형 모델의 가격은 3만~7만달러, 더불형은 10만달러 전후다. 

대부분 모빌홈은 땅을 포함하지 않고 건물만 매매된다. 따라서 매달 땅 빌려쓰는 비용을 주인에게 내야하고 주인은 상하수 시설과 유틸리티를 제공해 주고 관리비를 받는다. 미국 평균 땅 렌트비는 월 200~300달러이지만 해변이나 산속, 부대시설이 좋은 곳은 땅 대여비까지 합쳐 1,500달러를 넘는 곳도 있다. 그래도 아파트 렌트비 보다 싸다. 특히 수도나 유틸리티 사용료는 일반 주택보다 저렴한 것도 장점중의 하나다. 

▲은퇴자의 안식처

박영옥·성길씨 부부가 ‘레익 모빌홈 팍’으로 이사온지 두달째다. 놀웍 집을 정리하고 이순임씨 집 맞은편에 자리잡은 1,350스퀘어피트짜리 모빌홈을 8만 달러에 구입해 3만 달러 들여 업그레이드 했다.  

관리비는 땅 대여비 950달러 포함 월 1,100달러 약간 못낸다. 

박성길씨는 “집 자체가 깡통이라는 인식 때문에 비 많이 오면 빗소리가 크게 들린다는 말을 많이 듣는데 그렇지 않다”면서 “인슐레이션이 바닥까지 잘 돼 있고 지붕도 2중으로 인슐레이션이 돼 있어 이런 걱정은 없다”고 설명했다. 

3년전 우연한 기회에 이곳에 들렀다가 마침 집이 나왔다고 해서 구입했다는 박씨 부부는 아무런 불편 없이 만족한다고 한껏 자랑했다. 

박영옥씨가 들려주는 이곳 생활은 어느 리조트 타운 부럽지 않다. 잘 정리된 거리, 집앞 정원들, 조용함, 친절, 특히 은퇴촌으로서의 각종 레저시설과 여가 프로그램들이 장점으로 꼽힌다. 정문을 지나 안으로 들어서면 사막의 리조트를 떠올린다. 잘 닦인 아스팔트길, 집 사이로 연결된 산책로, 단지 내 큼지막한 호수 등등 어느 게이트 커뮤니티 못지않은 리조트형 마을이다. 

박영옥씨는 “아침 저녁 호수를 끼고 돌면 대략 40분 정도 걸린다”면서 “수요일은 수영장서 에어로빅 등 매일 다양한 취미 활동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클럽하우스에는 도서관도 운영된다”고 소개했다. 

박성길씨는 라미라다 인근에만도 모빌홈 팍이 여러곳이라면서 해변에 인접한 모빌홈 팍은 다소 비싸지만 그래도 일반 주택이나 아파트 거주비보다는 훨씬 싸다고 말했다. 

이순임씨는 지나는 이웃마다 걸음을 멈추고 “도와줄 것이 없느냐”며 친절하게 묻는다면서 “할머니들이 얼마나 도와 주겠어요. 내가 도와 줘야지... 그래도 지나다가 꼭 멈춰 서서는 도와주겠다고 묻는 할머니들이 너무 귀엽고 친근하다”고 푸근한 인심을 전했다.  

▲부동산 대 자동차

‘레익 모빌홈 팍’의 모빌홈은 재산세 대신 DMV에 매년 자동차 처럼 등록비를 낸다. 박씨부부와 이순임씨가 내는 비용은 년 75달러. 모빌홈 외부 하단에 자동차 플레이트가 부착돼 있다.  

미국내 대부분의 주는 모빌홈이 바퀴나 엑슬 없이 고정으로 콘크리트에 부착돼 있다면 부동산으로 보고 재산세를 받는다. 재산세를 일반 주택처럼 지역에 따라 다르다. 보통 구입 가격의 1%를 약간 옷돈다. 

캘리포니아의 경우는 모빌홈 첫 판매 연도가 1980년 7월1일 이전이라면 재산세 대상이 아니라 DMV 등록비만 내면 된다. ‘레익 팍’은 1976년 시작돼 재산세가 아니라  DMV 등록비만 내면 된다. 

                              <김정섭 기자> 

아담하고 편리…땅값 월 1,000달러 내외
아담하고 편리…땅값 월 1,000달러 내외

   이순임(왼쪽부터)·박영옥·박성길씨가 이순임씨 예쁘게 단장된 모빌홈 앞에서 모빌홈 팍의 장점을 설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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