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김형준 법무사팀
첫광고
베테랑스 에듀

라탄백- 도심에서 휴가 떠난 기분 어때요?

지역뉴스 | 라이프·푸드 | 2017-06-30 09:09:22

라탄백,휴가,여름,아이템

구양숙 부동산표정원 융자

어느 소재와도  비교 불가한 자연스러움 

선글라스 샌달 등 여름 아이템과 찰떡 궁합 

무심한 듯 멋스럽고 실용적이기까지 

여름, 올해는 유난히 '바구니 든 사람'들이 눈에 많이 띈다. 사실은 바구니가 아니라 ‘라탄백’이다.  라탄(Rattan)은 덥고 건조한 기후에서 자라는 덩굴식물이다. 줄기로 바구니를 짜거나 가구를 만든다. 커다란 라탄백은 휴양지의 상징이다. 리조트 객실과 해변, 수영장을 오갈 때 잡동사니를 담아 다니는 바로 그 가방, 라탄백이 도시로 나왔다. 왜 나왔을까. 이유는 여럿이다. 저렴하고, 질기고, 가볍고, 물에 잘 젖지도 않는다. 무겁고 비싸고 부담스런 레더백, 너도나도 들고 다녀 약간 질리는 에코백대신 올 여름에는 라탄백을 들어보자. 

▶ 도시로 나온 ‘라탄백’

라탄백이 패션계에 처음 등장한 건 1950년대다. 세계 경제가 초토화했으니 실용성을 따진 게 당연했다. 영국 가수이자 배우인 제인 버킨은 라탄백 마니아였다. 히피인 그의 1960년대 사진엔 라탄백이 어김없이 등장한다. 드레스를 입고도 라탄백을 들었다. 

라탄백을 든 버킨의 모습은 올해  패션 잡지에서 튀어나왔다 해도 믿을 정도로 무심한 듯 시크하다. 버킨에게 라탄백은 그저 멋이 아니었다. 빨래 바구니를 닮은 원통형 라탄백에 아이들 물건을 잔뜩 넣고 다녔다. 

그런 버킨에게 영감을 받아 만든 게 유명한 에르메스 버킨백이다. 과시적 소비의 상징인 버킨백이 기저귀 가방에서 나왔다는 것. 하지만 정작 버킨은 터무니없이 비싼 버킨백을 혐오해 라탄백만 들고 다녔다고 한다.

▶ 갈수록 시크함 더해 

요즘 라탄백은 알렉사 청, 잔느 다마스, 린드라 메딘 등 패션 철학이 확고한 패셔니스타의 아이템이다. 

“나는 바구니처럼 보이는 가방을 들어도 멋있다”는 빛나는 자신감. 올해 봄ㆍ여름 시즌에는 발렌시아가, 로에베, 사카이 등 고가 패션 하우스와 패스트 패션 브랜드가 라탄백을 예년보다 풍성하게 내놓았다. 

‘자연의, 자연을 위한, 자연에 의한’이라는 메시지를 담았다. 각 잡힌 모양에 가죽이나 천을 덧붙인 디자인으로 리조트 아이템이라는 편견을 덜어 낸 게 올여름 라탄백의 특징이다. 또 최근에는 라탄백에 가죽, 인조 퍼, 패브릭 같은 장식을 더해 귀엽거나 시크한 멋을 살린다.

라탄보다 부드러운 왕골로 만든 백, 대나무로 만든 뱀부백도 나왔다. 자라, 포에버21 등 한인들도 많이 찾는 브랜드 매장에도 라탄백을 고르는 여성들이 적지않다. 이들은 라탄백에 대해 “가볍고 독특하다. 생각보다 촉감이 좋다. 차가울 줄 알았는데 손에 부드럽게 감긴다.”며 만족스러워 했다. 

▶ 미니멀리즘 코디에 딱 

라탄백의 인기는 실용성과 저렴한가격때문이다. 명품 브랜드만 고집하지 않겠다면 100달러 미만이면 구입할 수 있다. 

저렴한 가격 탓에 가방을 모시고 다니지 않아도 된다.  때도 잘 타지 않아 바닥에 툭 내려 놓아도 마음이 편하다. 물을 흘려도 슥 닦으면 그만이다. 또 다른 라탄백의 장점은 천연 소재인 탓에 자연스러운 미니멀리즘 코디에 어울린다는 것. 

한 패션 디자이너는  “라탄백은 선글라스, 플랫 슈즈, 샌들 같은 소품, 청, 린넨 같은 편안하고 부드러운 소재와 잘 맞는다”며 “오래도록 아끼며 들기보다는 ‘지금 이 계절, 이 장소’를 만끽하려 택하는 시즌 아이템”이라고 했다. 하지만 “한껏 차려 입은 정장에 라탄백을 드는 건 너무 나가는 것”이라고도 했다. 

라탄백 손잡이에 스카프를 감아 보자. 조금 더 점잖아진다. 

라탄백이 하늘하늘한 원피스에만 어울리는 청순 패션 아이템이라는 고정 관념도 버리자. 재킷과도 궁합이 꽤 괜찮다.

▶ 과시적 소비 패션’의 퇴조

라탄백같은 초 실용적인 소재가 인기를 끈다는 것은 역설적으로 과시적 소비 패션의 퇴조를 의미한다. 

패션을 죽이는 건 나쁜 브랜드 로고다. 그건 패션이 아니라 상표다”(알렉산더 맥퀸), “고급 제품일수록 편해야 한다. 편하지 않으면 고급이 아니다”(코코 샤넬), “여성은 편안한 옷을 입었을 때 가장 섹시하다”(베라 왕), “당신을 스스로 정의하라. 옷 입는 방식으로 표현하려 하는 게 무엇인지 결정하라”(지아니 베르사체)

거장들이 내뱉은 패션 철학이다. 이름도 괴상한 ‘명품’이라는 딱지를 붙여 우리의 지갑을 텅 비게 한 그들이 실은 ‘실용’을 신봉하고 있었다는 얘기다. 천박한 ‘명품 신화’는 역시나 날조된 것이었다. 그 비밀을 알아챈 사람들이 최근 몇 년 사이 ‘명품백’을 버리기 시작했다. 

내가 편하면, 내 눈에 예뻐 보이면 그만이므로. 손에 넣는 순간 허무감이 밀려드는 허상 같은 가방에 수 천달러를 지불하는 건 너무나 허무하므로. 가방 가격이 품질을 보장하는 게 아니라는 걸 알게 됐다는 것이다. 

한 패션 디자이너도 “사람들이 이제서야 뭘 좀 알고 깨어나기 시작한 것”이라고 했다. 그는 “비싼 아이템은 돈이 있으면 누구나 살 수 있지만, 나만의 것, 나의 패션 정체성은 결국 내가 배우고 찾아 나서야 한다”고 했다.

라탄백- 도심에서 휴가 떠난 기분 어때요?
라탄백- 도심에서 휴가 떠난 기분 어때요?

한때 리조트 룩으로만 여기던 라탄백이 가볍고 실용적인 패션 트렌드가 부상하면서 큰 인기를 모으고 있다.  <이해광 기자>

라탄백- 도심에서 휴가 떠난 기분 어때요?
라탄백- 도심에서 휴가 떠난 기분 어때요?

라탄백은 어느 소재보다 자연스러워 선글라스 샌달 등 여름 아이템과 찰떡 궁합의 코디를 연출하는 것이 강점이다.                                                         <이해광 기자>

댓글 0

의견쓰기::상업광고,인신공격,비방,욕설,음담패설등의 코멘트는 예고없이 삭제될수 있습니다. (0/100자를 넘길 수 없습니다.)

앨러지 시즌이 시작됐다
앨러지 시즌이 시작됐다

미국인 4명 중 1명 시달려 선글라스·마스크 착용 도움 미 인구의 4분의 1에 달하는 사람들이 봄철 앨러지로 고통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미 천식·앨러지 재단(Asthma an

수면을 부르는 멜라토닌, 우리 몸에서 자연 생성된다
수면을 부르는 멜라토닌, 우리 몸에서 자연 생성된다

어둠은 멜라토닌 촉진… 아침빛은 억제인공조명으로 생체리듬 깨져 불면증 불러취침 2시간 전 조명 낮게ㆍ청색광 차단해야 멜라토닌이 워낙 널리 사용되기 때문에 사람들은 멜라토닌을 처방전

트럼프 ‘입막음돈 재판’ 배심원단 선정 마무리…내주 본격 심리
트럼프 ‘입막음돈 재판’ 배심원단 선정 마무리…내주 본격 심리

배심원 12명·대체후보 6명 모두 뽑아…법원 밖에선 한 남성 분신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성추문 입막음 돈' 의혹 사건에 대한 형사재판 나흘째인 19일 트럼프 전 대통령의 유

김낙현 재외선거관 곧 이임 예정
김낙현 재외선거관 곧 이임 예정

제22대 대한민국 총선 재외선거를 위해 애틀랜타 총영사관에 파견돼 근무했던 김낙현(사진) 재외선거관이 임무를 마치고 곧 뒤국한다.김낙현 선거관은 지난 1년간 관할 동남부 6개주를

"아름다운 동행, '여경'(여성경제인협회)에 오세요"
"아름다운 동행, '여경'(여성경제인협회)에 오세요"

여성경제인협회 이·취임23대 김순애 회장 취임 애틀랜타 한인 여성경제인협회(AKABWA)가 지난 18일 오후 7시에 23대 김순애 신임회장 취임식과 22대 이기선 전 회장 이임식을

김영자 부동산, NAMAR 액티브 더블 피닉스상 수상
김영자 부동산, NAMAR 액티브 더블 피닉스상 수상

20년 밀리언달러 탑 프로듀서 애틀랜타 마스터 리얼티(Master Realty) 김영자 대표가 북동부 메트로 애틀랜타 부동산협회(NAMAR) 밀리언달러 클럽 시상식에서 ‘액티브 더

수배 용의자 경찰과 총격전 끝 노크로스서 사망
수배 용의자 경찰과 총격전 끝 노크로스서 사망

강도 용의자 경찰에 총격 18일 저녁 귀넷카운티 노크로스에서 수배 남성이 귀넷 카운티 경찰과 대치끝에 경찰이 쏜 총에 맞아 사망했다.이 남성은 홀카운티에서 발부된 영장의 용의자였고

켐프, 메디케이드 확장 반대 입장 고수
켐프, 메디케이드 확장 반대 입장 고수

메디케이드 확장 “좋은 정책 아니다”일부 공화당원 찬성에도 '확장 반대' 브라이언 켐프 조지아 주지사는 저소득층을 위한 프로그램을 강화한 다른 40개 주처럼 조지아도이에 합류해야

배우 김지훈 할리우드 진출…아마존프라임 '버터플라이' 캐스팅
배우 김지훈 할리우드 진출…아마존프라임 '버터플라이' 캐스팅

대니얼 대 김은 미 정보요원 역할김태희·박해수도 캐스팅배우 김지훈/빅픽처이앤티 제공배우 김지훈이 미국 할리우드에 진출한다.소속사 빅픽처이앤티는 김지훈이 아마존프라임비디오 새 시리즈

미국인, 3년만에 생활비 1,000달러 증가
미국인, 3년만에 생활비 1,000달러 증가

3년간 인플레이션 19% 증가식료품 가격 21% 상승자동차 보험료 22% 증가 코로나 펜데믹 이후 미국에서 계속된 금리 인상과 고공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미국인들의 월평균 생활비가

이상무가 간다 yotube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