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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기고] 미국역사이야기 - 세일렘 마을의 마녀

지역뉴스 | | 2017-05-06 18:18:54

칼럼,기고,미국역사,이정우

구양숙 부동산표정원 융자

1692년 매사추세츠주 세일렘 마을에 사는 일단의 사춘기 소녀들이서인도제도에서 온 노에의 이야기를 듣고난 후로 이상스러운 발작 증세를 나타냈다. 그들이 그렇게 된 이유를 물은즉 그들은 몇 사람의 여자들이 자기들을 괴롭히는 마녀라고 말했다. 그 고장 사람들은 이 이야기를 듣고 섬뜩한 생각이 들었으나 놀라지는 않았다. 주술에 대한 믿음은 17세기의 미국과 유럽에 널리 퍼져 있었기 때문이다. 그 뒤에 일어난 일은 물론 그것이 미국역사에서 하나의 유별난 사건에 불과했지만 뉴잉글랜드의 청교도 사회의 사회적, 심리적인 면을 생생하게 들여다볼 수 있는 '창문'이 되었다. 읍의 관원들은 이 주술 사건을 다루기 위해 재판을 열어, 고발된 자들에게 신속히 유죄판결을 내려, 술집 주인인 브리지트 비숍을 처형했다. 그로부터 한달도 못되어서 다섯 사람의 다른 여인들도 유죄판결을 받고 교수형에 처해졌다. 그런데 이 재판에서 증인들이, 고발된 여인들이 유령으로 또는 환상으로 나타난 것을 보았다고 증언함에 따라 이 광적인 흥분은 고조되었다. 이러한 일의 성격상 "유령을 보았다"는 증거는 증명할 수도 없는 것이고, 객관적인 검증을 할 수도 없는 것이기 때문에 매우 위험한 것이었다. 1692년 가을에 이르러서는 몇 사람의 남자까지 포함하여 20여명이 처형되고, 100여명이 투옥되었는데, 그들 가운데는 이 읍의 가장 저명한 사람들 중의 한 사람도 포함되어 있었다. 이 광적인 흥분은 세일렘 밖으로까지 번질 기세였다. 그래서 매사추세츠의 명망있는 목사들이 이 재판을 중단할 것을 요구하기에 이르렀다. 매사추세츠주 지사는 이에 동의하여 이 사건을 기각하도록 명령했다 아직 갇혀있던 사람들은 나중에 방면되거나 형의 집행이 유예되었다. 세일렘의 마녀 재판은 오랫동안 미국인의 흥미를 끌어왔다. 심리적인 면에서는, 대부분의 역사가들은 1692년 당시의 세일렘 마을이 주술이 존재한다는 믿음 때문에 일종의 광적 흥분(히스테리)에 사로잡혀 있었다는데 대해서 견해를 같이한다. 역사가들은, 그때 몇몇 소녀들이 주술에 걸린 시늉을 했겠지만 사회의 책임있는 자리에 있는 어른들까지도 이 광란의 마녀잡기에 휩쓸려 들어간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이 마녀잡기에서 더더욱 뜻깊은 것은 고발당한 자와 고발자의 신분에 대한 면밀한 분석이다. 세일렘 마을은 식민지 시대의 뉴잉글랜드의 대부분이 그러했듯이, 농업위주의 청교도가 지배하는 사회로부터 좀더 상업적이고 세속적인 사회로 정치적, 경제적 변천을 하는 과정에 있었다. 고발자의 대부분은 농경과 교회에 얽매어 있는 전통적인 생활양식을 따르는 사람들을 대표한 반면, 고발당한 마녀의 상당수는 소매상 및 손일을 하는 장인 등 신흥 상인계급에 속했다. 바꾸어 말하면 옛 전통적 집단과 신흥 상인계급 간의 사회적 정치적 권력을 차지하기 위한 세일렘 마을의 눈에 띄지 않는 싸움은 미국사를 통해서 도처에서 되풀이된 싸움이었다. 세일렘의 마녀 재판은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드는, 거짓된 고발이 가져오는 무서운 결과를 극적으로 보여주는 우화가 되었다. 이렇게 해서 다수의 사람을 상대로 하는 거짓된 비난에 대한 정치적 토론에서 흔히 사용되는 용어로 "마녀 사냥"(witch hunt)이라는 말이 생겨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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