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 크레딧 평가사인 트랜스유니언과 에퀴팩스에 대해 감독당국이 거액의 벌금을 부과했다. 은행, 크레딧 카드사, 자동차 딜러십 등에서 실제 사용되지 않는 단순 참고용 크레딧 리포트를 돈을 받고 판매한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연방 소비자금융보호국(CFPB)은 4일 트랜스유니언과 에퀴팩스에 대해 소비자를 기만한 점을 이유로 550만달러의 벌금과 1,760만달러의 손해 반환금 등 모두 2,310만달러를 부과하는데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들과 함께 3대 평가사로 꼽히는 엑스페리언은 제외됐는데 CFPB는 트랜스유니언과 에퀴팩스가 다양한 대출 현장에서 렌더들이 사용하는 것과 다른 크레딧 스코어를 제공하면서 무료 또는 할인 등의 마케팅 수단을 동원해 부당이득을 취했다고 주장했다.
CFPB에 따르면 렌더들은 피코(FICO) 스코어를 잣대로 사용하는데 이들 두 평가사는 자사가 개발한 스코어를 판매했다. 범용성이 낮은 리포트를 월 평균 16달러씩을 받고 소비자에게 팔아왔다는 설명이다.
트랜스유니언 측은 “벌금에 합의한 것은 맞지만 적법한 마케팅이었다”고 해명했고, 에퀴팩스는 “3년 전 CFPB의 조사가 시작된 뒤 문제점을 보완했다. 법을 위반한 사실은 없다”고 항변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범용인 피코 스코어와 평가사 자체 스코어 사이에는 격차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2012년 CFPB가 피코 스코어 680~740점인 수천명을 조사한 결과, 이들 가운데 20% 가량은 평가사 자체 스코어 상에서 전혀 다른 점수대로 드러났다.
CFPB의 리처드 코드레이 디렉터는 “트랜스유니언과 에퀴팩스는 무용지물인 스코어를 판매해 소비자를 기만했다”고 강조했다. <류정일 기자>